안녕하세요. 파이어존입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이것저것 중 하나는 방송통신대학교에 다니는 것입니다. 제가 캐나다에서 전공할 과목이 기존 전공과목과 다르다 보니 캐나다에서 배울 학과를 미리 들어보고 싶었고, 혹시 정말 아니다 싶으면 조금 더 쉽게 그만둘 수 있을 때 그만둬야겠다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가능한 실패할 경우의 수를 줄이고 싶었습니다.
국비지원 학원을 다닐까 고민도 했는데, 직장을 아예 그만두고 다니는 것은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었고 일부에서는 국비지원 강의 퀄리티가 실무에 적용할만큼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어서 망설이게 되었습니다. 또 내일배움카드 적용받는 학원들은 출석일수를 채워야 되어서 잘못해서 야근/주말출근이라도 하면 그만큼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리스크가 있었습니다.
우연히 아는 지인이 방송통신대학교에 다니고 있어 물어보니 편입도 가능하고 꼭 편입한 학년의 수업만 들어야 하는 것도 아니고 강의 수준도 좋고 학비도 비싸지 않다고 하여 저도 3학년으로 편입하였습니다.
제가 1년 정도 다녀보니 장단점이 보이기 시작해서 방송통신대학교를 다녀야 할까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정리해보았습니다.
< 좋은 점 >
- 편한 편입학 절차
기존에 4년제 대학교를 나왔다면 해당 성적증명서로 3학년 편입이 가능합니다. 지원서는 방통대 홈페이지(www.knou.ac.kr)에서 작성하고, 성적증명서를 발급받아 우편으로 보내야 합니다. 저는 PDF로만 제출하면 되는 줄 알고 여유부리고 있다가 결국 우체국의 당일특급 서비스를 이용하였습니다. 제출서류가 올바르게 제출되면 확인 문자도 줍니다.
입학 신청할 때 경쟁률도 볼 수가 있는데 대부분의 학과가 정원 이하의 인원이 지원합니다. 그래서 서류만 잘 준비한다면 모두 합격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저렴한 학비
일반 대학교에 비해 학비가 굉장히 저렴합니다. 학과마다 약간의 차등이 있지만 1학기 당 약 340,000원~380,000원 사이입니다. 참고로 수업료 외에 교재대금, 학생회비, 학보 대금, 발전후원금이 같이 나오는데 내지 않아도 됩니다.
- 온라인 중심의 학습
출석수업도 있지만 출석 대체를 신청하면 100%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원래는 출석대체시험(중간고사라고 생각하면 됩니다.)과 기말고사는 지정된 학교에 직접 가서 시험을 봤는데, 요즘에는 코로나 19로 모든 시험이 과제로 대체되면서 시험을 보지 않았습니다. 이번 학기부터는 인원을 최대한 줄여서 태블릿으로 시험을 시행한다고 하는데, 최근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어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 기본적인 개념 학습 가능
저도 그렇고 다른 과에 다니는 지인에게도 물어봤는데, 대체적으로 기본적인 개념을 잘 커버하고 있다 합니다. 해당 학문에 처음 접하거나 기초부터 차근차근하고 배우고 싶은 경우에 좋은 것 같습니다. 녹화된 강의를 온라인으로 보는 것이어서 언제든 다시 돌려 볼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저는 큰 기대를 갖고 들은 것은 아니었는데, 기본적인 개념을 쉽게 잘 풀어 설명하여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 성적받기 쉬움
시험은 객관식이어서 점수에 따라 성적이 정해져 있지만, 과제의 경우 대부분 주관식이라 성적이 잘 나오는 편입니다. 부족하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해서 제출하면 기본 점수가 있는지 꽤 높은 성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약 장학금을 받고 싶다면 열심히 해서 만점(4.5) 받아야 해서 조금 힘들지만, 좋은 성적 내기는 어렵지 않은 것 같습니다. 코로나 19로 모든 시험이 과제로 대체되어서 저는 나름 학점이 높은 편입니다.
제가 어떤 과목의 기말 과제 4문제 중 1문제는 정말 아예 모르겠어서 그부분을 안 쓰고 내려다가 그냥 답은 못 내렸지만 풀이하는 과정이라도 써서 제출했습니다. 그랬더니 70점 만점에 62점을 받아서 A0를 받았습니다. 저는 정말 너무나 만족하는 학점입니다.
- 자세한 설명
등록금 고지서나 수강신청 등 행정적으로 하는 절차들이 헷갈리지 않게 자세히 적혀 있어 좋았습니다. 저도 대학을 졸업한 지 조금 되어서 어떻게 하는 지 기억이 나지 않는 부분이 많은데, 금방 알 수 있게 설명을 잘해놓은 것 같습니다.
< 아쉬운 점 >
- 실무적인 학습 부족
제가 제일 아쉬웠던 점은 실무적인 학습이 부족한 것이었습니다. 수업시간도 기존 대학보다 짧고, 다른 직업을 하고 계신 분이 많이 있어서 많은 부분을 다룰 수 없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조금 더 심화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진도를 위주로 하는 학원 같은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 부족한 강의시간
이 점은 위의 실무적 학습 부족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방송통신대에서는 한 과목당 1주일에 1시간씩 한학기가 총 15주로 15시간을 공부하게 됩니다.(마지막 16주차는 기말고사입니다.) 1회 강의당 1시간으로 내부적으로 정해져 있는 것 같습니다. 방송통신대학교 목표가 학생들에게 학문을 많이 쌓아서 학자를 배출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부족한 공부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데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많은 내용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렇게 말하기는 하지만 매번 쫓기듯 진도를 따라가고 있기는 합니다;;
-일부 교수 성적에 대한 의견을 받지 않음
우선 이것은 극히 일부 교수님들만 해당되는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교수님들은 과목 상담 게시판을 통해 활발히 답변을 해주십니다.
학생이 과제 성적에 대한 의견이 있으면 상담 게시판에 글을 남기게 됩니다. 과제 채점은 공정성을 위해 교수님이 직접 하는 것이 아니고 채점하는 위원회(?)에서 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학생이 성적에 대해 글을 남기면, 연락할 곳을 알려준다던지, 채점을 하게 된 기준이라던지,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무런 답변이 없는 교수님도 계셨습니다.(대부분의 교수님들은 채점 기준을 공지하기도 하고, 다수의 의견이 나오면 재채점까지도 요청해서 진행하기도 하셨습니다.) 성적 관련 글에는 침묵하고 다음 학기 수업에 대한 질문에만 답변을 하시는데, 저는 그 후로 다시는 그 교수님 수업을 듣고 있지 않습니다.
좋은 점 | 아쉬운 점 |
- 편한 입학 절차 - 저렴한 학비 - 온라인 위주의 학습 - 기본적인 개념 학습 가능 - 성적받기 쉬움 - 자세한 설명 |
- 실무적인 학습 부족 - 부족한 강의시간 - 일부 교수 성적에 대한 의견을 받지 않음 |
▶ 아직 고민된다면 봐야할 체크리스트
□ 새로운 학문을 기초부터 공부해보고 싶다면?
□ 직장이나 하고 있는 일이 있어서 낮에 따로 시간을 내기가 힘들다면?
□ 새로운 학문을 배우면서 공부에 대한 큰 부담은 느끼고 싶지 않다면?
□ 비싼 학비/학원비가 부담된다면?
왜 방송통신대학교를 다니려고 하는지 목적에 대해 생각한 후, 그것을 이루는 방법이 방송통신대가 가진 좋은 점과 부합하는 지를 확인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단순히 공부를 하고 싶어서라면 너무 좋은 기관이지만, 아무리 인터넷 기반이라고 해도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고, 학점도 신경을 쓴다면 더더욱 중간고사/기말고사 기간은 아무래도 공부에 투자해야 합니다.(참고로 장학금을 받고 싶다면 전과목 만점을 받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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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대학교 졸업 학점 140→130점 조정(+졸업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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